바이칼

2011유라시아철도 평화대장정 11 - 바이칼

이응건축 2011. 8. 11. 22:37

 

 

 

우리는 모두 무엇인가를 기다렸다

 

74시간의 길고 긴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의 시간들 속에서

 

한시도 잊은적이 없었던 그 모습 !

 

 

 

 

집들과 함께 있는 공동묘지

 

 울란우데 역

 

 

 

이제, 저 다리를 건너면

 

곧, 그가 나타날 것이다

 

다리 아래로 흐르는 물과  열차는 서로 경주를 하겠지...

 

 

 

 울란우데와 이르쿠츠크 그리고 알혼섬 지도

 

 

바이칼

 

바이칼 바이칼 바이칼

 

숨이 멎을 것 같았다

 

어느새 내 몸 속으로 소리없이 들어와 버린 바이칼

 

그는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태고의 시간을 견디고 있었던 것이다

 

 

 

 바이칼의 고기 - 오물

 

 

세상의 더러운 것들은 모두

 

제 몸 속에 담아버리고

 

바이칼의 맑은 영혼을 위해 스스로 오물이 된 "오물"

 

 

 

 

열차는

 

바이칼을 잠시 만난 후

 

숲을 한참 동안 오르기 시작한다

 

 순결한 바이칼을 만나기엔

 

너무 오염이 되었던 것일까?

 

세상의 오염된 것들을 모두 정화 시키려는 듯이

 

자작나무 숲속을 헤집으며 질주하는 열차

 

열차는 풍욕을 통해 마음을 씻은 후 바이칼을 다시 만나려는 것이다

 

 

 

 

 

속세의 나쁜 기운에 놀랬을까?

 

자작나무들은

 

심하게 흔들렸다

 

 

 

 

열차는 그렇게 한참을 오르면서 바이칼과 거리를 만들고

 

산 정상에 오르자

 

숨을 고르면서 다시 내려가기 시작한다

 

 

모든 것이 정화 되면

 

바이칼과 하나가 될 수 있다

 

자작나무 사이로 다시 나타난 바이칼은 모든 것을 하나로 만들었다

 

 

 

 

 바이칼이 옆으로 길게 누운 철로 위를

 

시베리아 횡단 열차는 조심조심 달리고

 

수평선 너머의 알혼섬이 보이는 듯 하다

 

 

 

 

336개의 지류가 한 곳으로 모여 이룬

 

물의 광장 바이칼

 

 

 

 이르쿠츠크 시내와 앙가라강

 

 

이르쿠트의 거칠음도

 

예니세이에 대한 뜨거운 사랑도

 

바이칼을 만나면 모든 것이 무심해지는 것 같다

 

바이칼의 유일한 출구인 앙가라강은

 

물속 깊은 곳에  공주의 슬픈 마음을 저미면서 흐른다

 

 

 

 

2011년 7월 13 이르쿠츠크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