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ㄴ ㅓ 는 누 구 ㄴ ㅑ........

이응건축 2008. 9. 12. 01:15

 

2008년 9월 11일 순화동

 

 

 

 

.. "개인과 역사와 문명사이......"

 

마로니에 공원의 가을은 스산하다

비둘기와 낙엽 그리고 사람들의 모습에서도 스산함이 느껴진다

어쩌면 마로니에 공원이 스산한 것이 아니라

나의 마음이 그러한지  모르겠다

 

마로니에 갤러리로 발길을 옮긴다

"김 차섭 오디세이"전이 열리고 있었다

그림들이 주는 첫인상은 불편함이었다

정제되지 않은 것 같은 컬러들과

예리한 선들...그리고 자화상들.....

74년에 미국으로 갔다가, 십여년 전 뉴욕의 소호지구 아뜰리에를 떠나

다시 강원도 산골에서 작업하는 60대의 화가 김차섭!

전시회 평론을 문화인류학자가 쓰기를 원한 김차섭!

그의 그림들은 화단의 유행을 떠나서 자유롭게 작업을 했지만

그의 작업은 결코 그가 살아온 시대의 흐름과 정신사적 경향에서 동떨어지지 안 했다는

전시 평론가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그의 그림들은 시대에 대한 통찰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야기를 걸어온다

너는 누구냐고......

 

가을은 외적으로는 풍요롭지만

내가 보기에는 가장 잔인하기도 하다

릴케의 ‘가을날’ 이라는 詩에처럼

집이 없는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집을 짓지 못하고

방황해야 하기에.........

 

그림들이 끝없이 의문사를 보내온다

너의 영혼의 집은 어디 있냐고...........

 

 

2002년 10월 28일 마로니에 산방에서.......흰그늘